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것을 비유하여 하거나 남을 농락하여 자기의 사기나 협잡술 속에 빠뜨리는 행위를 이르는 말.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송(宋)나라의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원숭이를 사랑하여 여러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그래서 저공이 능히 원숭이의 뜻을 알고 원숭이들 또한 저공의 마음을 알았다.

저공이 집안 식구들의 먹을 것을 줄여서 원숭이의 배를 채워 주더니 마침내 먹을 것이 떨어졌다.

앞으로 원숭이들의 먹이를 줄이고자 하나 여러 원숭이가 말을 잘 듣지 않을 것을 두려워하여, 먼저 이를 속이어 말하기를 “앞으로 너희들에게 주는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로 제한하겠다”고 말하자 원숭이들은 화를 내며 아침에 3개를 먹고는 배가 고파 못견딘다고 하였다.

그러자 저공은 “그렇다면 아침에 4개를 주고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자 그들은 좋아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이 야기는 《열자(列子)》 〈황제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결국 조3모4나 조4모3(朝四暮三)이나 똑같은 숫자인 점에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을 속임수로 넘기는 데 비유하게 되었다.

유사한 이야기로는 그럴 듯한 방법으로 남을 속일 수 있다는 가기이방(可欺以方),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미혹시키어 속인다는 혹세무민(惑世誣民), 거짓말을 퍼뜨려 인심을 선동한다는 서동부언(胥動浮言) 등이 있다.

<해오름학원 서범석 원장의 한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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