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재(前 증권회사 임원)

경제칼럼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경제라는 것이 과연 무슨 뜻이지 알아보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경제라는 용어는 경국제세(經國濟世), 혹은 경세제민(經世濟民)에서 <경>자와 <제>자를 따온 것이다. 경국제세는 <나라를 건지고 세상을 건넌다.>, 경세제민은 <세상을 추스르고 국민을 건넌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제>라는 한자는 <건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바, <구하다.>, <잘 넘긴다.>라는 의미이다. 이런 의미는 글자그대로 한자의 뜻을 풀이한 것이고 경제라는 의미는 <한정된 재화를 우리의 욕망에 잘 맞추어 배분하는 행위>라고 요약 할 수 있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우리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재화(Goods)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얻기 위하여 대가를 지불하는, 즉 돈을 주고 사는 행위가 바로 경제활동인 것이다.

돈이 없으면 힘으로 빼앗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근대 이전의 세계는 바로 그런 <빼앗는>행위를 통하여 경제라는 개념을 왜곡시켜왔다. 합법적이고도 이성적인 교역거래를 하기 전에는 전쟁을 통하여 자원을 빼앗고 강제로 점령하여 욕망을 채우는 행위가 공공연히 이루어져 왔다.

아직도 지구상의 어느 곳에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사회에서 무역질서가 잡히고 공식적으로 돈을 주고 재화를 매수하는 행위가 정착된 것은 불과 한 세기도 체 되지 않는다. 그만큼 인간이 정상적으로 재화를 흭득하는 경제질서가 바로 서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영국의 철학자 홉스의 말대로 <인간은 자연 상태로는 서로에 대한 야수>가 되기 때문에 강력한 법질서가 없이는 경제행위가 이루어질 수가 없다. 정상적이고도 공정한 거래가 이루지는 곳에 경제 질서가 존재하고 그런 곳에서 정상적인 경제 발전이 이루어진다.

한 나라가 경제 선진국이 되려면 <후진국-개발도상국-선진국>이라는 단계를 거치게 되어있다.

여기서 개발도상국이라는 지위는 참으로 고달프고 힘들지만 반드시 거쳐야하는 단계로서 보통 짧게는 30년에서 길게는 영원히 걸리기도 한다. 즉 정치적인 상황과 맞물려 잘못하면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앉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브라질이나 멕시코, 스페인, 이탈이아 같은 나라가 이런 케이스로 주로 정치적인 변수가 작용하여 그렇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후반부터 개발도상국이 된 후 지금도 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하기에 아직 이른 감이 많다. 즉 한국은 아직도 개발도상국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은 관점이다. 보통 경제적으로 선진국이라 하면 GDP, 즉 국민총생산액이 미국 달러로 국민 일인당 약 3만 이상은 되어야한다.

우리가 지난 11월에 <G20 Summit>를 개최하긴 하였으나 세계의 부국 20위 안에 든다고 모두 선진국은 아니다. 인구규모로 보아 한국의 경제규모가 세계 13위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국민 한사람, 한 사람이 세계에서 열 세 번째 로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사실 선진국은 꼭 경제적으로 잘 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질서를 지키는 의식이나 윤리의식이 얼마나 잘 발달되어 있느냐하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경제라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칼럼을 계속 써 가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사회는 경제를 떠나서는 한시라도 존재 할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이 칼럼에서 다루는 주제는 작게는 개인의 행위에서 크게는 우리가 사는 음성이라는 공동체 전체의 경제행위가 될 것임을 미리 밝혀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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