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음성신문 명예기자

형님! 참 좋은 계절 봄입니다.
꽃망울 터지는 이 춘삼월에 아름다운 시집을 내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년전, “모래위에 쓴 일기” 산문 집을 상재하시고 불과 5년밖에 안되어 또 시집을 펴내셨네요. 정말 장하십니다.
제가 형님을 처음 안 것은 25년 전 음성이 문학을 불모지였던 그 당시 시인 증재록님이 발간하셨던 작은 문예지를 통해서였습니다.
늘 그 문집을 즐겨 읽던 제게 어느 날 눈에 들어오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며느리에게 쓰는 글” 이었는데 “얘야, 너는 우리 집 밤하늘에 뜬 가장 큰 별이란다”라는 대목이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어림도 없지만 며느리를 홀대하는 일이 많던 그 당시의 그 표현은 제게 하나의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도대체 어떤 분이기에 이런 마음을 지니셨을까?’ 꼭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땅의 며느리들을 대신하여 고맙다며 꼬~옥 안아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얼마 후 (사)바르게살기에서 주최한 글쓰기 대회에서 둘이 다 입상하여 첫 사랑 같은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나는 보았습니다. 격동기를 살아오신 한 여인의 지고 지순하며 반듯한 삶의 모습을 말입니다. 참으로 올곧으며 모순과 타협하지 않고 흐트러짐 없는 자신의 관리가 철저한 분이셨지요. 저도 세월이 흘러 큰 며느리를 맞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남편에게서 핸드폰 문자 보내는 법을 배웠습니다. 며느리에게 제일 먼저 보냈지요. “얘야, 너는 우리 집 밤하늘에 뜬 가장 큰 별 이란다” 즉시 회신이 왔습니다.
“어머니는 제게 하늘이십니다.” 형님께 배운 사랑을 실천했더니 정말 별처럼 고우 자식이 되어 가족 화합의 원천이 되었답니다. 어디 그 뿐 인가요? 사람 냄새가 그리울 때도 있고, 구구한 억측에 눌려 그 상처로 가슴앓이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형님은 한 세상 살다보니 더러는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더라며 지나가는 일일뿐이니 불필요한 것은 마음 밖으로 버리자며 다독여 주셨습니다. 이렇듯 형님은 제 삶의 본보기셨고 정답이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값 비싼 물건을 명품이라고 합니다. 또한 어느 정도의 업적이나 명예를 얻었어도 명품인생임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어찌 값비싼 물건이나 지위가 있다고만 명품 인생이 되겠습니까? 찬 서리 내린 시대에 태어나 모진 운명에 순응하여 오백년의 종가를 지키며 한 여인의 삶을 장하게 살아오신 형님이야 말로 제가 만난 이 시대 최고의 명품이십니다. 아니, 나의 영원한 멘토이십니다.
다시 한 번 영혼의 노래 “이제 남은 건 사랑하나” 출간을 마음 속 깊히 축하드립니다. 정말 큰일 하셨습니다.
빛나는 3월 당신의 창으로 찬란한 햇살 만이 가득하기를...
2013년 3월 끝자락에 아우 김선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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