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학 충북도의회 교육의원

“‘오창고 아띠(http://cafe.naver.com/attioh)’라는 네이버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이 장병학 의원님께 올린 글이라 의원님께서 꼭 읽어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메일을 보내드립니다”라는 오창고교 권은심 선생님의 글이 저의 메일에 탑재되었어요. 먼저,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학생의 글은 이러합니다.

『오창고 3학년에 재학중인 김명호라고 합니다. 어느덧 졸업이 다가오고 있는데 지금은 대학입시나 수능 때문에 바쁘긴 하지만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한 마디를 말하고자 합니다.

‘늘 처음처럼’이란 이 말은 제가 초등학생 2학년 시절 우리 학교 장병학 교장선생님이셨는데 지금은?교육의원이신 그 분이 쓰신 수필책(제목: 늘 처음처럼)을?6학년 때 우리 반에 있던 책꽂이에서 찾아 읽으면서 정말 존경스럽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늘 처음처럼.’?이?말은 처음 맘먹은 대로 하려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와 같은 학생들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서 대학교 가야지 하는 마음은 가지게 되지만, 며칠 몇 달이 지나면 공부하는 것에 지쳐버려 처음 가졌던 마음은 잊고 잠시 동안, 방황하게 되죠. ‘늘 처음처럼’?오창고 동창님들, 후배님들, 선생님들도?집에 가는 길 아니면 자기 전에 한번씩?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큰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그때의 열정적인 마음을 오창고 학생들이 가져서 오창고에 밝은 미래가 있으면 합니다.』

김명호 군은 학급도서문고에 꽂혀있는 ‘늘 처음처럼’이란 저의 수필집을 읽고 지금까지 자신의 좌우명을 삼고, 어려움을 극복해가면서 스승인 저를 그토록 생각했다니 고맙고 자랑스러워요. 오창고교 선생님들, 학부모님들도 요즈음, 보기 어려운 훌륭한 학생상이라면서 한 아름 박수를 쳐주셨다고 하네요.

담당 선생님의 메일을 받아본 후, 제가 쓴 수필집 ‘늘 처음처럼’과 동시집 ‘꿈을 주는 동시’ 저자인 저의 사인을 담아 지난 10월 11일 수업이 끝난 방과 후, 학교를 살짝 방문했습니다. 교무실에서 명호 제자와 아름다운 감동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권은심 연구부장 선생님, 3학년 부장 선생님과 박현석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께서도 이처럼, 사제간의 정겨운 모습은 처음이라며 따스한 박수를 주셨어요.

김명호 군은 삼수초 2학년(2002년) 학생이었습니다. 그 때 저는 교장으로 전교생들에게 2학년 이상 ‘주제일기 쓰기’ 학교 특색사업을 펼쳤지요. 매주 월요일 아침 애국조회 시간이면 무작위로 전 학년, 전 학급의 학생번호를 방송으로 알려 교장실에서 날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일기지도와 상담활동을 동시에 폈습니다. 사실 저는 삼수초 근무 때만이 아니라 평생 교사, 교감, 교장으로 있으면서 주제일기 쓰기, 글짓기, 독서교육에 학생들과 함께 온 정성을 쏟아냈던 일이 주마등처럼 생각나네요.

‘주제일기’ 쓰기 우수학생은 매달 표창하면서 연말 학교문집에 특집으로 게재하면서 논술공부와 바른 인성 함양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러면서 틈틈이 저도 수필을 써서 등단도 했고, 2002년에 ‘늘 처음처럼’ 수필집까지 출간하여 전 학급에도 나눠줬고, 충북글짓기지도회장, 충북수필문학회장, 청주문인협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국제PEN클럽 충북회장을 맡고 있지요.

김명호 학생한테 더욱 놀란 것은 나의 사인을 받는 것이 소원이라며 하얀 와이셔스 소매에 사인을 해달라고 준비한 검정 유성펜을 내게 주었어요. “옷을 버린다며 안 된다”고 했더니 “평생 가보로 간직하겠습니다”라고 하며 흰 소매를 내밀면서 재촉하더군요. 선생님들의 빨리 해주라는 권유에 명호 학생의 흰 와이셔스 소매에 저의 사인을 담아 주었어요.

선생님들은 명호에게 나의 책을 전달하는 모습과 사인을 담는 사진까지 촬영해주셨을 때 명호 학생에게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갖겠다는 마음이 온 몸에 가득차면서 교직의 보람을 한껏 느꼈지요.

“올곧게 자란 명호야, 그리고 오창고교 학생 여러분! 지구촌에서 가장 쓸모있는 튼실한 사람이 되기 위해 ‘늘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말고 부단히 노력하세요”라는 말을 전한 뒤 되돌아오는 가을 길은 어느 해보다 빼어나고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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