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칼럼리스트(110화)

새해를 맞게 되면 각오를 새롭게 하며 희망찬 한 해를 보내려는 마음으로 첫 출발을 하게 된다. 누구나 보람 있는 삶을 추구하며 가정은 삶의 터전이요 보금자리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의 예의바른 나라로 불리어왔고 청풍명월의 고장인 충북은 그 중심에 서 왔다. 오래전에 20대의 손자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살해한 사건은 우리를 경악하게 했다. 공자는 3000가지 죄악 중에 불효가 가장 큰 죄라고 했고 시경(詩經)에 나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생국지은(生菊之恩)이라고 하며 불경의 부모은중경에는 부모님의 은혜를 10가지를 들고 있다. 어머니가 출산을 할 때에 3말8되의 피를 쏟고, 기르는 동안에는 8섬4말의 젖을 먹인다고 하며 왼쪽 어깨에 아버지를, 오른쪽 어깨에 어머니를 업고 수미산(須彌山)을 천 번 돌아도 갚을 수 없는 것이 부모님의 은혜라고 했는데 효도는커녕 어머니의 목숨을 자식이 앗아가다니 천인공노 할 일이 아닌가. 청소년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학교에 돌리곤 하는데 ‘가정은 최초의 학교’라고 했고 페스탈로찌는 ‘가정은 도덕의 학교’라고 하여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육은 가정에서 시작해서 사회와 학교가 연계된 가운데 이루어 져야 한다. 채근담(菜根譚)에 이르기를 부자자효(父慈子孝)라고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마땅히 그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부권(父權)의 상실과 모권(母權)의 포기 속에 노부모와 어린 자식을 버려둔 채 가출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부모를 봉양해야 할 자식들이 부모를 학대하거나 관광지에 유기하는 현대판 고려장이 늘어가고 있는 게 가정의 현주소이다.

단장(斷腸)의 고사에 원숭이의 새끼 사랑이 어미의 창자를 마디 마다 끊어지게 하고, 세설신어(世說新語)에 반포지효(反哺之孝)라고 “까마귀도 어미가 나이가 들면 새끼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인다”고 했거늘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서 인륜(人倫)을 저버리는 행동들을 한단 말인가. ‘뿌린 대로 거둔다’고 하지 않는가. 내가 부모에게 불효하면 자식들이 보고 배운다. 명심보감에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이라고 ‘자식이 효도하니 양친이 기뻐하시고 가정이 화목하니 만사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부모는 자식의 본(本)이되게 행동하고 자식을 사랑으로 이끌며 자식을 부모에게 효도하도록 가르쳐 계사년에는 부자자효(父慈子孝)하는 가운데 행복의 터전인 가정을 가꾸어 가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고, 역경(易經)에 가도정 천하정의(家道正 天下定矣), ‘가정의 도덕이 바로 서야 천하가 안정된다’는 말을 음미하고 실천에 옮기는 한 해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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