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만추의 계절을 맞게 되니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옷깃으로 들고 교직을 떠난지 11년째를 맞는다. 많은 사람들이 젊음을 바쳐 지내온 세월들을 뒤로 한 채 직장을 떠나게 된다. 그 대열에 나도 합류하여 새 이정표를 눈 여겨 보며 생활해 왔다.

정년퇴직은 생활에서 물러나는 게 아니라, 이제 새로운 제2의 인생의 시작이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지 않는가, 울만은 “청춘(靑春)”이라는 시(詩)에서 “젊음은 어느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고 했다. 흔히들 이야기 하기를 정년 퇴직후 2년의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한다.

첫째로, 새로운 생활의 리듬에 따라 생활하자, 리듬이 깨지면 건강을 잃게 된다. 부(富)도 명예도, 재산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부수적인 존재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둘째로, 모든 것을 버리고 새 출발하자. 남에게 입은 은혜만을 기억하고 내가 남에게 배푼 것은 잊자. 쓸데없는 일에 신경쓰다보면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셋째로, 일을 찾자. 소일(消日)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속에서 소박한 꿈을 찾고 즐겁게(樂動) 생활하자. 괴테는 80이 넘은 나이에 파우스트를 썼고 법철학의 태두(泰斗)이셨던 최태영 박사는 100세가 넘으신 연세에 새로운 학문인 조선상고사(朝鮮上史上)를 연구하시어 영역(英譯)까지 하시며 많은 자료를 정리하고 계시는 모습은 많은 시사점(示唆点)을 주셨는데 학문에 몰두하시다가 105세에 작고하셨다..

밀턴의 “마음속에 천국도 있고, 지옥도 있다”는 말과 같이 똑같은 처지에 있으면서도 생각하기에 따라 행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다. 채마전이라도 가꾸며 땀을 흘려보고, 친구들과 만나 탁주 일배라도 하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노라면 삶의 윤활유가 되리라.

자연은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등산도 하고 산책이라도 즐기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노라면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리라.

다섯째, 매사 긍정적, 적극적으로 대처하다보면 생활도 밝아지고 보람 있는 제2의 인생을 보내리라.

이제 가을을 보내며 보람 있는 생활인 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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