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영 전 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맑게 개인 하늘, 창 밖의 소나무는 세월을 잊은 채 늘 푸르고 변함이 없다. 8월 7일은 내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날이다. 이날은 호적상의 생일이며 결혼 42주년을 맞는 날이다.

술지게미와 쌀겨를 먹어가며 곤궁할 때부터 어려움을 함께 하며 살아온 아내를 조강지처(糟糠之妻)라고 한다. 40년이 넘는 세월이니 강산이 네번 바뀔 세월을 함께 생활하며, 교직에 몸담다가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겠노라고 사직한 후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세월의 흐름이 흰 망아지가 문틈으로 지나가듯 빠르다 (백구과극 白駒過隙)”고 한 십팔사략(十八史略)의 말이 실감이 난다.

그 동안 남매를 반듯하게 키우고 가정을 꾸려온 아내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귀가하여 아이들의 자는 모습만 지켜본 청주고, 청주여고 등 일반계고등학교에서의 10여 년의 세월, 아내에게, 그리고 함께 놀아주지 못한 남매에게도 미안하게 생각한다.

부부란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역지사지 易地思之)하며 서로 이해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며 어려 울 때는 서로 위로하는 존재가 아닐까?

아이들이 성장해서는 시간이 나는 대로 아들이나 딸에게, 둘이서 일 때는 아내에게 운전대를 맞긴 채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하며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들이 내게는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요사이는 외손녀와 돌이 지난 손녀의 재롱을 보며 집안이 웃음바다가 된다. 가정은 삶의 비탕이요, 행복의 보금자리이다. 가정 교육이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 증자(曾子)는 효자자 백행지선(孝慈者 百行之先),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모든 것에 앞선다‘고 했고, 명심보감(名心寶鑑)에는 ”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 “자식이 효도하니 양친이 기뻐하시고 가족이 화목하니 만사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해서 효(孝)와 사랑 속에 이루어진 가정의 모습과 가정의 소중한 함을 강조하고 있다. 화엄경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다”고 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일상(日常)속에서 보람 있는 시간들을 갖고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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