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 위한 작가의 노력은 고행이지만 독자로서 좋은 글을 만나면 무척 행복하다.
작품을 통해 작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평소에는 무심하게 지나치던 사물이 새삼 아름답게 보인다.
또한 침묵으로 전하는 메시지에도 크게 공감하며 그 감동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다.
그러므로 나는 책을 소중하게 여기고 간직하려 애쓰는 편이다. 심지어 저자의 자필 싸인이 들어가 있는 것(증정본)은 오래도록 대물림 할 생각까지 하고 있다. 한데 오래 전 소중하게 간직하던 시집 한 권을 잃었다.
모 시인이 보내준 이 시집은 내가 무척 아끼고 좋아하던 것인데 어느날 그만 책장을 옮기던 과정에서 잃어버리지 않았나 싶다.
책이야 물론 출판사에 연락해서 다시 구입할 수 도 있겠지만 나는 굳이 이 책을 찾기 위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저자의 자필 싸인이 들어있기도 하지만 그때 이미 절판된지 오래인데다 보내주신 분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어서다.
어느 행사장에서 나는 무심코 그 분의 시집을 구하지 못해 안타까워 했다.
그것을 안 그분은 얼마 후 한 권 밖에 남지 않은 것이라며 자신의 첫 시집을 보내온 것이다.
환희에 가까웠던 그때의 기쁨과 고마움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그런데 그 책을 잃어버렸으니 저자에게 미안한 것은 물론 다시 구하기도 어려워 여간 애석한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그분에게 전화를 하거나 언하장을 띄우고 싶어도, 두둑이 제발 저린탓에 감히 용기를 낼 수가 없다.
저자의 작품 하니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송구함이 얼마나 큰지... 그리하여 그 책값의 몇 배에 해당하는 상금을 걸고 아이들에게 도움을 부탁했다.
하지만 며칠을 두고 온 집안을 샅샅이 뒤지던 아이들은 노력지원 댓가로 지불한 약소금만 챙긴 채 슬그머니 포기하고 말았다.
그 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그 책을 단념하지 못하고 있으니 지나친 집착일까?
불현듯 생각날 때마다 이미 몇번이고 더듬어 본 책꽃이를 꼼꼼히 살펴보기도 하고 서랍을 뒤져보면서 그 책과의 해후를 기다리고 있다.
현상금에 대한 약속은 아직도 유효한 채로.
잃어버린 책을 찾습니다.
이름은 ‘눈물의 혼’
현상금은 ○○0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