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공직생활을 마치면서 여러 가지로 고민한 끝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에 농사를 짓기로 했다.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던 끝에 요즘 우리 지방에서 많이 심는 복숭아나무를 심기로 했다. 젊은 날 학교 다닐 때부터 농사일을 해 와서 농사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었다. 농사는 노동을 통해서 하는 일로 군대 가서 훈련을 받는 것보다 어렵게 느껴졌다. 농사일은 힘이 많이 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농업은 전통적으로 좁은 땅에서 많은 생산을 해야 하는 집약적 농업으로 이모작이 많았다. 매년 반복적인 경영이었고 다른 발전의 전기가 없었다.

요즘은 고소득 작물 재배로 농업의 대전환을 이루는 사람이 많다. 새로운 작물의 재배에는 새로운 기술과 재배방법에 대한 수련이 필요하다. 많은 노력과 힘이 요구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 농촌의 대부분 종사자는 나이가 60세가 넘고 현상유지도 어려워 농사면적을 줄이는 형편이어서 고소득의 새로운 도전은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이다. 예로부터 ‘농자는 천하지 대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에서 농업정책은 농업종사자 수가 줄고 국가 산업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점점 줄어들면서 다른 정책에 늘 밀리고 있다.

최근에 귀농이니 귀촌이니 해서 도시에 살던 사람들이 공기 좋고 쾌적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시골을 찾아오고 있다. 젊은 시절을 도시에서 보내고 노후에 안락한 삶을 위하여 오는 사람도 있고 사업에 실패하고 사람이 싫어 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농촌생활이 모든 것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인심이 좋으니 하는 것도 옛날이야기다. 요즘 농촌도 빠르게 도시화가 진행 중이며 시골사람들 의식수준도 도시사람과 별 차이가 없다.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혜택도 큰 기대하기 어렵고 땅 값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그리고 농민들 대부분은 연령이 높아 활기찬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시골 골짜기 마다 전원주택을 많이 짓고 있지만 사실 큰 전망은 없다. 모두 도시사람들이 투자가치가 있는 땅은 점령한 상태다. 농가의 소득은 해가 바뀌어도 변화가 없고 갈수록 도시와 농촌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교육과 문화 혜택은 말할 것도 없고 인구 감소에 따라 의료나 교통 등에서도 혜택은 줄어들고 있다.

농산물 개방에 따라 농가소득 불안, 농자재 값 상승이 이어지고, 각종 자연재해, AI같은 질병 등으로 농업의 앞날은 불안하다. 농촌 인구가 감소하는 것도 이유이지만 농업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2017년도 정부예산에서도 농업 예산이 차지하는 지율이 3.6%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역대정부에서 농업정책을 내놓았으나 성공하지 못하였고 외국과외 협상에서 희생산업으로 내주었다. 농업 정책은 먼저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농업 생산에서도 변화가 요구되고 유통에서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또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에 농업과 농촌의 역할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농업이 식량공급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농촌에는 지방자치단체나 농협협동조합을 통한 지원이 되고 있으나 농촌산업을 변하시킬 수 있는 역할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농촌과 농민의 삶을 활기차게 바꿀 수 있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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