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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백열(松茂柏悅)하는 친구들김재영 전 청주고교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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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14  13: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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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던 날씨가 한줄기 소나기에 꺾이고 창밖의 소나무는 푸르름을 더해가고 생기가 있었는데 계절이 바뀌고 눈이 내리자, 잠시 일을 멈추고 창밖을 바라보니 고향에서 함께 뛰놀던 옛 친구들이 그리워지며 진달래 피는 봄이면 친구들과 뛰놀다 해질녘에야 집으로 돌아오고, 여름이면 매미를 쫓고 냇가에서 친구들과 물장구치며 즐기던 지난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이웃 간에 정(情)을 나누며 오순도순 살아 왔는데 그 옛 친구들은 생업을 찾아 고향을 떠나고, 오늘 우리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살아가지만 리이즈먼이 지적했듯 “군중 속의 고독한 존재”로 고독을 씹이며 살아가야 하는 게 현대인의 숙명인가 보다.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함을 송무백열(松茂柏悅)이라 하여 친구가 잘 됨을 기뻐함을 뜻하고, 혜란이 불에 타면 난초가 슬퍼함을 혜분난비(蕙焚蘭悲)라 하여 친구가 불행함을 슬퍼함을 이른다.

20여년전에 고향인 음성고등학교 교장으로 승진하여 부임했을 때 보내진 화분 중에 코 흘리던 초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원남초등학교 27회 친구들이 보내준 화분을 보니 옛 친구들을 만난 듯 반가웠다.

18년째 노인대학에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외람되긴 하지만 강의라는 형태로 말씀을 올리고 있다. 나이가 들면 건강이 나빠지고(病苦), 경제적인 어려움이 찾아들며(貧苦), 찾아주는 이가 없으니 외롭고(孤獨苦), 할일이 없는(無爲苦), 노년의 사고(四苦)가 찾아드는데 소주잔을 기울이며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비가 오는데도 그 빗발 속에 부추 밭에 들어가 부추를 솎아 친구를 대접하는 우정의 두터움을 보여줌을 모우전구라고 한다. 물질적 풍요 속에 배금주의 사상과 이기주의 만연된 각박한 세태 속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할 벗이 있고 거기에다가 빗속에 부추 밭에 들어가 부추를 솎아 대접해 줄 친구가 있다면 금상첨화이리라.

6월이면 고향에서 친구들과 만나서 그리운 벗들과 고향의 하늘아래서 밀렸던 대화를 나누며 문명의 때를 벗기고 원초적(原初的)모습으로 돌아가던 게 어제 같은데 20여년이 흘렀다.

지난 12월 9일에는 고향에서11시에 원남초등학교 27회가 모임을 갖게 되니 마음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 하여 파안대소하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지만 이어지는 노래방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뒤로 한 채 오후에 청주에서 열리는 청주고총동문회 송년행사에 참석을 위하여 떠나야했다.

고향의 옛집과 친구들을 뒤로 한 채 떠나게 되자 차창 밖을 바라보니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며 형제자매들이 떠오른다. 부모님께서 많은 말씀 나누시며 편히 쉬시옵고, 형제자매들이 무고하고, 친구들의 건강하기를 빌며, 고향인 음성에서 게이트볼 업무를 맡아 어르신들 건강을 돕고 노년을 잘 보내는 친구 반용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한 해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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