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머리 염색을 시작한 지 이십 년이 넘었다. 새치머리에서 시작해서 더 이상 뽑기가 어려운 상태가 되면서 염색을 시작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염색 머릿속에는 백발이 하얗게 내렸다. 염색하고 보름만 지나면 백발이 일제히 고개를 내밀어 그냥 다니기가 창피할 때가 많다. 현대인들은 생활의 형태가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머리가 빨리 쉬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머리가 쉬어지는 현상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이다.

 

고려 후기 성리학자 “우탁”선생이 지은 시조 ‘늙음을 한탄 한다’는 뜻의 ‘탄노가(歎老歌)’에 딱 맞는 시구가 있다.

한 손에 가시 쥐고 한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터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옛날부터 인간은 유한한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어떻게 하면 늙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는가를 연구해왔다. 종교나 미신을 믿어 신에게 심신을 의탁하여 마음의 평화를 얻기도 하고, 백방으로 명약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하기 위하여 선남선녀 500명을 남방에 보냈다는 설화도 믿거나 말거나 유명하다.

아주 오래된 옛날에는 사람이 수백 년을 살았던 기록이 있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최초의 인간 아담은 930년을 살았고, 아담의 후손 므드셀라는 969년, 대홍수 재앙을 예견한 노아는 950년을 살았다고 한다. 삼국시대이전 가야국을 세운 김수로왕도 42년부터 199년까지 158년을 살았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사실상의 근거는 없는 이야기 이기는 하다.

조선 시대 영조 대왕은 81세까지 51년을 재위하여 영화를 누렸으나, 그 시대에 대부분 사람은 50세를 넘기지 못했다. 61세가 넘으면 ‘환갑진갑 다 지났다’하여 ‘어지간히 오래도 산다’는 뜻으로 쓰였다. 현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이지만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90세가 넘는 분들이 많고 100세 장수하는 분들도 있다. 학자들은 앞으로 기대수명이 120살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사람이 살고 죽는 문제는 하늘이 정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건강은 타고 나는 것이라 우리 인간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경에는 인간이 늙고 죽는 것은 정한 이치라고 했다. 인간은 원래부터 죄를 지은 존재라 숙명적으로 죽게 되어있다고 한다.

기록상 한국에서 최장수한 노인은 138살까지 생존한 김진화 할머니가 있었고, 송해 선생도 95세까지 살았다. 2020년 전 세계 100세 이상 인구는 57만 명을 넘어섰고,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도 2만 명을 넘었다. 의학의 발달로 인하여 인간의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기대되기도 한다.

신노심불노(身老心不老)라 ‘몸은 비록 늙었어도 마음은 아직 젊다’는 말이 있다. 나이는 먹었어도 자신감을 가지고 활기차게 도전하는 어르신들도 많이 본다. 몇 살까지 살고 어떻게 사는 것은 자신이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육체적으로도 건강하도록 노력하고, 정신적으로도 적극적으로 사고하면서 당당하게 살아가되,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상이 값진 삶이 되도록 애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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