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신 김덕신 한국입양홍보회 하트패밀리지역대표

대한민국 사회에서 입양은 비밀이고 숨겨야 하는 가족의 비극 정도로 여기는 편견적 사회 인식이 존재하는 사회이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 편견은 사실 조상 때부터 전래된 전통 사상이 아님을 알게 되면 깜짝 놀라게 된다. 오히려 한민족은 대대로 입양을 장려하는 민족이었기 때문이었다. 고조선 이래로 나라의 탄생 설화나 전래 동화에 입양이 자주 등장함은 이 때문이다. 심지어 삼한 시대의 주몽, 박혁거세 등의 탄생 설화에서는 입양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한민족은 입양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는 가문의 번영뿐 아니라 아동 양육의 권리 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럼, 지금 이 아이러니한 입양에 대한 편견은 언제 시작되었는가? 전통의 역사를 왜곡한 일제시대의 편향된 식민지 역사관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되찾기 위해서라도 입양을 공개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회적 문화로 성숙해야 할 것이다. 일례로 조선시대를 보면, 자손이 없어 가문의 대가 끊기는 것이 조상에게는 가장 큰 불효요. 나라에는 불충의 죄악이었다. 그러므로 조선시대에는 6부의 하나인 예조가 입양을 담당할 정도로 입양의 사무는 적지 않았다.

입양을 장려했기에 정조도, 철종도, 고종도 입양을 통해 왕위에 오를 수 있다고 실록에 기록하고 있다. 왕족뿐 아니라 양반 가문에서도 입양을 허가한 문서인 예사(禮斜)’의 발급 사실을 기록한 20권의 계후등록(繼後謄錄)’이란 문서가 존재하는데 계후등록은 양자 입적의 기록을 남긴 공적 문서로 그 분량이 방대하였고, 아직도 그 일부로 10권이 현존하고 있다. 실록에 기록된 정조나 현종의 입양 관련 내용이나 고산 윤선도 일가의 입양 일화 등은 유명하다. 이처럼 입양이 비일비재했던 이유는 가문의 번영을 위한 조치였다. 하물며 지금의 대한민국이 저출산이 큰 문제로 대두되는 시대에 입양을 통한 공개 입양 가족의 건강한 아동 양육은 반드시 필요한 국가의 주요 정책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는 초등학교 사회과목에서 입양을 다뤄 오해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선입견, 편견, 차별 등에서 벗어나야 한다. 입양 가족에게 주는 상처는 사실 별 생각없이 한 말에서 시작한다. 조금만 알면된다. “큰일 하셨다라거나, “훌륭하다라거나, “존경한다라거나, “대단하다라는 말을 듣다 보면 일반적으론 좋은 소리 같지만, 몰이해의 극치로 상처가 되니 아이러니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는 이상 이 말들은 입양 가족에게는 칭찬이나 격려로 들리지 않는다.

다른 한편으론 상처가 가득한 말로 다가올 뿐이다. 어쩌다가 생각 없이 뱉게 되는 말 한마디가 입양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결과물인 까닭이다. 사실 우리가 어른이 되어 결혼하고 자녀를 낳는 경우, “훌륭하다라거나, “존경한다라거나, “대단하다하기보다는 좋아요”, “축하해요”, “예뻐요라고 표현하면 좋다. 아마도 일반인의 처지에서는 아이는 가정에서 건강하게 커야 하고,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하고, 부모 없는 아이에게 부모가 되어줘야 한다는 거룩한 사명감을 존경, 훌륭, 대단같은 말로 표현한 모양인데 듣는 처지로는 여간 이상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입양 가족에게 입양은 단지 가족이 되는 한 방법일 뿐 그 이상이나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므로 한 생명이 가정 안에서 잘 자라는 길은 무엇인가? 고민하고 화목하게 키울 뿐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저출산 국가이다. 그런 상황에서 유기되거나 고아가 되지 않도록 우리는 한 아이라도 가정 안에서 잘 키울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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