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신 한국입양홍보회 운영위원

이번 지면에서는 우리 딸이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 쓴 입양이야기를 기고하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지금부터 저의 입양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저는 생후 2개월 때 현재의 부모님께 입양되어 어렸을 때부터 너는 입양아야!”라는 말을 부모님께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처음에는 그 말도 흔한 말이 아니라 어려웠지만 틈만 나면 얘기해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자신이 입양아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고, 숨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랐기 때문에 당연히 다 그렇겠지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친구들에게 나는 입양아야!”라고 말할 정도로 이상하거나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얘기를 했을 때 친한 친구들의 반응은 ~ 그래!”였습니다. 놀라기는 했지만 놀리는 친구는 없었습니다. 다만 입양이라는 말이 다소 낯설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입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면서 올바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렇게 초등학생 시절이 지나고, 중학교 때도 친구들의 반응은 똑같았습니다. 이제 고등학교 때도 친구들의 반응은 똑같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학교 일찍 들어온 걸 더 놀라워했습니다.

입양아라고 해서 다른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른 친구들과 다를 게 없다는 점이죠. 커가면서 주변의 몇몇 부모님께서 입양아라는 것을 자녀에게 말하기 꺼려지고, 아이가 커도 입양 사실을 숨기는 일도 있어서 오히려 놀랐습니다. 저는 오히려 어릴 때 너는 입양아야라고 말해주는 것이 자녀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들으면 입양아라는 거에 대해 고민이 크지 않고 오히려 더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내가 이상하고 특별한 게 아니라는 것을요. 커서 내가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면 충격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이라고 알고 살아왔는데 사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알았던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은 항상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입양아들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것 같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입양이 정말 좋은 점은 가족이 생긴다는 거.

제가 생각하는 입양은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정말 삶을 살아가는데 큰 이유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생활을 기숙사에서 시작하는데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되었습니다. 학교생활은 적응이 잘 됐지만 마음 한편이 허전함이 있었습니다.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순간입니다. 깨달음과 동시에 가족의 소중함도 알고 철도 든 것 같습니다. 가족이 주는 안정감,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가면 존재 자체로 위로해주는 가족, 정말 소중한 것 같습니다. 좋은 부모님께 입양되었다는 점이 제 인생 최고의 복인 것 같습니다.

입양, 저는 진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입양은 가족이 생기는 가장 행복한 일. 제가 다니는 학교에 입양아인 선배가 있었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학교 친구 중에 입양아인 친구는 본 적이 없어서 더욱 반가웠던 순간입니다. 그 선배는 형제 모두가 입양아라고 해서 정말 대단한 가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입양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뭔가 친밀감도 생긴 것 같고, 입양에 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었고, 소통도 잘되고 공감도 잘 됐습니다.

그렇게 친밀감을 쌓으면서 그 선배랑 친해졌습니다. 이런 일들로 입양 모임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을 사귈 기회입니다.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놀면서 친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입양 모임에서 친해진 언니랑 정말 잘 지내고 친구처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입양 모임은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입양아인 것이 감사할 정도로 이로운 점이 많습니다. 이렇게 저의 이야기와 입양아로서의 생각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봤습니다. 이 글을 읽고 많은 분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느끼게 되고, 모든 아기는 태어난 가정에서 자라야 하지만, 최고가 아닌 최선으로는 아기는 가정에서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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