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준 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30년 넘은 넥타이 생활을 접은 지 7년이 지났다. 요즘은 회의 등에 참석하거나 결혼식이 있을 때, 가끔 넥타이를 매게 된다. 습관이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목을 조이는 느낌과 어색함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점잖은 신사로 대우 받고 당당하게 나서는 느낌은 좋다.

긴 세월을 출근하는 날이면 넥타이를 꼭 매고 나갔다. 사무실에서도 풀어짐이 없이 목을 꼭 조이고 단정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간혹 회식을 할 때에도 넥타이를 매고 술을 먹었다. 늘 몸을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넥타이가 주는 힘이 아닌가 한다.

군대를 제대하고 부모님의 권유로 선을 보러가는 날에는 단 한 벌 있는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못해서 애를 먹었다. 넥타이를 들고 이웃에 살고 있는 사촌 여동생한테로 뛰어가곤 했다. 몇 번을 알려주어도 맬 때마다 어려웠다. 집에서 출발하여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넥타이를 풀지 않았다. 집에 와서도 넥타이를 살짝 풀어 못에 걸어두었다가 머리로 다시 쓰곤 했다.

넥타이는 사무직의 상징이다. 소위 넥타이 부대로 일컫는 사무직근로자 중에서도 공무원은 그 자체로 권위이고 국가의 소중한 일역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양복에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모습은 믿음직하고 정의로움을 느끼게 한다. 흰 와이셔츠는 더 맵시가 있었다.

넥타이는 원래 17세기 프랑스에서 전투에 승리한 군인들이 개선할 때 둘렀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전쟁에 나가는 남편이나 연인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뜻으로 목어 둘러 준데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목에 스카프나 긴 천을 둘러 장식을 하고, 목을 보호하기 위하여도 착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후에 나비넥타이와 다양한 형태의 넥타이가 고안되기도 했다. 아무튼 넥타이는 신사의 상징으로, 장소에 따른 예의의 상징으로 급속히 전파되었다.

넥타이는 구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넥타이를 선물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사랑의 구속을 의미한다. 또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소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넥타이를 목에 매면 목이 조여드는 것을 보고 의미를 찾은 것이라 사료된다.

어떤 색깔의 넥타이를 매느냐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나의 의도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한다. 국가 간 정상의 회담에서는 넥타이의 색깔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빨강색은 열정적이고 권위나 권력을 상징하고, 파란색은 평화로운 분위기와 자신감을, 초록색은 평화와 공평, 신뢰감을 의미하고, 검정색은 죽음과 고통, 그리고 단호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모임의 형태나 장소에 따라 넥타이를 구별하여 매는 것도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신사들이 목을 조여 혈액순환도 안 되고 불편하고 갑갑한 실용성이 없는 넥타이를 매는 이유는 맵시 있는 모습을 상대방에 보여주고자 하는 반면, 자신의 흐트러지기 쉬운 마음을 다잡고자 하는 뜻도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우리사회에서 넥타이를 맨다는 것은 멋과 품위, 그리고 엘리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것은 틀림이 없다. 매일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던 멋진 시절이 새삼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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