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31일에 서울 이태원 등에서 참가자들이 기괴한 복장을 하며 즐기는 할로윈데이 축제가 열렸다. 아직 코로나 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젊은이의 축제에 방역 당국을 크게 긴장시켰다고 한다.할로윈데이 축제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등 옛 켈트 인들이 살던 지역의 축제가 기원을 두고 있다. 일종의 제사의식의 하나로 자신들도 악령과 같이 분장을 함으
올가을은 도둑맞은 기분이다. 뭔가 허탈하고 씁쓸하다. 코로나로 인해 잔뜩 움츠러든 생활 속에서 그나마 위안을 받았던 것은 계절이 주는 다양한 풍경과 질감 속에서 심리 정서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이러한 기대치와 달리 올가을은 장롱 속에서 가을옷 한번 꺼내 보지 못한 채 겨울옷을 입어야 했다.곱게 물드는 단풍에 대한 감상을 가져볼 틈도 없이 갑작
며칠 새 푸르던 잎들이 널브러졌다. 마냥 싱싱한 줄 알았을까. 떠날 채비도 없이 맞이한 이별은 처절하기만 하다. 하루아침 앞마당의 목련 나무와 라일락 나무, 다래나무의 잎들을 비롯해 뒤꼍의 호박 덩굴들과 고춧잎들이 검게 변해버렸다. 별안간 들이닥친 추위는 식물뿐 아니라 사람들도 맥을 못 추게 만들었다. 가을옷을 입어야 할지, 겨울옷을 입어야 할지, 거리에는
올해 2학기부터 아들이 서울대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 가족들도 많이 좋아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축하해 주었다. 현수막이 음성읍 내 여러 곳에 붙었고, 군수님께서도 직접 전화를 해서 음성군의 자랑이라며 축하해 주셨다. 축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린다. 내심 기분은 좋았지만 내색하고 자랑하기에는 좀 쑥스러운 면이 있다. 마누라 자랑
한국어는 세계 몇 나라에서 가르칠까? 지난달 9일 국제한국어 교육재단과 교육부가 주관하는 ‘2021 제19회 재외한국어 교육자 국제학술대회’에 세계 44개 나라에서 한국어 선생님들이 참가했었다. 최근 한류나 K-pop의 인기와 더불어 우리말과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우리말과 한글이 한류나 K-pop뿐만 아니라 우리 국력과 더불어
성인 공자께서는 ‘재승박덕(才勝薄德)’이라는 말을 남기셨다. 재주는 많으나 덕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즉 아는 것이나 능력은 뛰어나나 인품이 부족한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또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 하였다. 즉 덕(德)이 없이 머리만 좋은 사람은 아무짝에도 소용없다고 하였다. 인간사회는 재능 보다는 덕을 더 중시 한다는 뜻깊은 말씀으로 생각된다.
7월 말, 막냇동생이 아기를 낳았다. 아기 이름은 산. 우리 집은 아기가 아기를 낳았다 생각했다. 모든 막냇동생은 나이가 몇 살이든 그 집안에서는 아기다. 적어도 우리 집은 그렇다. 나는 동생의 출산에 별 감흥이 없었다. 동생이 결혼해서 부럽지? 아기 보니깐 결혼하고 싶지? 등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 라는 단조로운 반응만 나올 뿐 마음에 미동도 없다.
우리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라고 규정되어 있다.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는 모든 인간은 똑같이 존엄하고 귀중한 존재이며 인간의 존엄성은 언제 어디에서나 지켜져야 하고 변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라는 것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한다 해도 세상에는 돈으로 거래할 수 없는 것들이 있으며 지켜져야 만 하는 사회적 가치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선거는 평가와 반성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선택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집권세력의 정치 행위에 대한 평가 그리고 자신들의 투표행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지도자를 통해 희망을 품게 되는 행위이다. 비록 최선의 지도자를 선택하는 경우보다는 차선의 선택이라는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꿈꾸게 하는 선
오늘 아침 너의 기사를 읽고 가슴이 아리고 아파왔어이름 모를 아줌마가 쓰는 편지가 너에게 어떤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구천을 떠도는 너의 영혼이 안식처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펜을 들었어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누나들을 위해 쓰려고 쥐꼬리 만 한 월급을 쪼개 아껴가며2년간 모아둔 군 적금을 선임과 후임에게 빌려주고 받지 못하니얼마나 화가 나고 괴로웠을까?게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권을 꿈꾸며 도전장을 내는 영웅호걸들이 판을 치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인사가 10여 명씩 된다. 이들은 오락가락하는 정치인들을 모아 자기편을 만들고 국민들 앞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을 한다. 국민이 걱정 없이 잘사는 세상을 만든다고, 독재 정권으로부터 해방을 해 주겠다고, 더 부강하고 발전된
사는 동안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일이 몇 가지나 있을까. 나는 이순이 가까워진 나이에 이르러서 비로소 한 가지를 이루었다. 그것은 나만의 서재를 갖는 일이었다. 운정재(雲庭齋)라고 이름도 지었다. 구름이 머물고, 정원이 들어와 있는 서재라는 뜻이다. 본채와 떨어진 이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아이들 논술 수업을 하던 공부방이었다. 그러다 논술을 그만두
지난달 30일 오전 0시 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의 한 주택에서 할머니의 잔소리가 심하다는 이유로 10대 고등학생 형제가 70대 친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사건이 발생한 주택 옥상에는 월요일 등교를 위해 깨끗하게 빨아준 흰 교복만이 빨랫줄에서 안타깝게 걸려 있었다. 잔소리를 많이 하고 심부름을 시켜 짜증이 나서 자신을
엄마의 맛이 조금씩 달라졌다. 맛이 없는 건 아니다. 어쩔 땐 더 맛있다. 하지만 엄마 맛이 아니다. 오늘 저녁은 묵은지 닭볶음탕이다. 평소와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맛이 달랐다. 요즘 엄마는 요리할 때면 항상 유튜브를 찾아본다. 엄마가 즐겨보는 유튜브는 ‘후다닥 요리’. 덕분에 평소 먹던 멸치볶음이나 고구마 줄기 김치도 예전과 조금 달랐다. 이외에도 즐겨보는
지난 8월 31일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20년 전쟁을 끝마치고 철군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워싱턴 펜타곤이라 불리는 국방부 건물, 그리고 뉴욕 맨해튼의 상징과도 같은 쌍둥이 빌딩 등에 대한 항공기 테러가 발생했다. 미국 본토에 대한 초유의 911테러는 아프가니스탄을 근거지로 하는 빈 라덴이라는 극단적 이슬람주의자에 의해 주도한 것이 밝혀지
가을 햇살이 제법 서늘하면서도 따사롭다. 여행하기도 좋고 외부 활동하기도 좋은 계절이다. 계절이 주는 습관은 나를 유혹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외부활동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코로나로 인해 외출하지 않은 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여행하거나 등산을 하거나 어디를 가도 사람들과 부딪히는 것이 불편해진 세월이다.혹시 내가 전염되지는 않을까?재
과거 가난과 고통을 감수한 선조들은 그의 인생 여정을 후손들에게 자산으로 물려준다. 이런 차원에서 성스럽고 경이로운 지구, 그보다 더 위대한 자산이 어디에 또 있을까?현재 물질 만능시대는 인간들이 마구 먹고 버리고 낭비하는 세상이다. 격동의 시대 멈출 줄 모르는 도전과 고도 산업화로 인한 공해로 인해 지구의 폐와 심장이 병들어가는 상황이 안타깝다. 특히 기
밤이면 제법 선득한 바람이 분다. 예전 같으면 바다에서 며칠을 보내고 와서야 가을을 맞았을 테지만 올해는 집에서 그냥저냥 지내다 보니 벌써 계절이 바뀌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가 멀게 안전 안내 문자가 울리고 있으니… 잦아들지 않는 코로나 확진자 수에 차마 떠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도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그건 아마도 매사 조심
중학교 시절에 배운 교과서 중에는 농촌 지역학교에서 선택교과로 실과과목이 있었다.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겪는 논농사와 밭농사의 기술과 함께 잡초제거와 농약 살포법도 배웠고, 누에치는 법도 배웠다. 레그혼, 뉴햄프셔 같은 닭의 종류와 특징, 요크셔, 바크셔 같은 돼지의 종류와 임신주기 등 집에서 기르는 동물에 대해서도 학교에서 배웠다. 집에서 아버지가 농
지난해에 비해 올여름 장마는 길지 않았지만 폭염으로 인한 더위는 사람들을 더욱 지치고 숨 막히게 했다. 이러한 폭염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으며 폭우로 인한 피해 역시 속출해 이미 기후 재앙의 조짐이 우리 앞에 와 있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예측들이 난무하다.현재 지구는 심각한 기후 변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으로